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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쓴맛을 보고 싶다면 택배 상하차를 해보라길래 요즘 나태해지고 있는 나를 깨우기 위해 택

배 상하차를 갔습니다. 알바천국에 보니 가장 높은 급여가 적힌 xx택배로 갔습니다.


근무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이고 한시간당 추가수당으로 13200원이라고 했습니다. 근무시간이 긴게 쫌 걸리긴 했지만 어차피 한번 해보는거 빡세게 해보자는 심정으로 집에서 준비를 하고 남양산으로 향했습니다.





마스크 : 일하다보면 이마나 얼굴에 까칠한것들이 묻어있는데 그거 다 먼지다. 택배 상자에 묻어있기도 하고 택배 차 안에도 엄청난 먼지가 있다. 그 먼지로 배채우기 싫다면 마스크는 필수템


: 엄청 빡쳤던게 물 먹을 시간을 거의 주지 않는다. 물먹는 정수기도 사무실 옆 한곳뿐이라 잠깐 주는 쉬는시간에 물먹고 오면끝이다. 최소 생수 500mm짜리를 사서 먹고 물은 받아놓도록 하자. 


수건 : 일하다가 땀을 닦기도 하지만 가장 필요한건 집에 갈때 얼룩진 얼굴을 닦고 가야된다. 사실 얼굴 닦을 힘도 없을테지만 다시 문명인으로 돌아가야지.



저녁 6시부터 근무라고 했지만 출근버스를 타기 위해서 오후 4시까지오라고해서 양산 남양산으로 향했다. 3시 50분 정도에 도착하니 이미 택배 상하차를 하기 위한 인원들이 모여있었다. 말은 서로 하지 않지만 이미 우리는 알고 있었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4시 10분이 지나자 회색 스타렉스가 왔다. 그런데 인원이 많아 대충 일부를 태우고 휙 지나간다. 다음 스타렉스는 5분정도 뒤에 도착했다. "저 이 스타렉스가 xx택배 가는건가요?" 운전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했다. 그때부터 불안한 기분이 엄습했다. 



4시 30분쯤 택배회사에 도착했다. 신규자들은 전부 모여 각 아웃소싱 업체별로 출근사인을 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니 4시 40분이 넘었다 오늘은 5시부터 근무가 시작이라고 했다. 어쩐지 4시까지 타라고 할 때부터 이상했다. 


급하게 담배 한모금 빨고 물 마실 새도 없이 전체조회를 진행했다. 간단한 체조와 안전에 대한 당부 .. 솔직히 별말도 아니다. 그냥 사고 나면 내가 안전히 하라고 했는데 지키지 않았다라고 변명하기 위해서인것 같았다. 솔직히 특별히 위험하진 않았지만 안전 지키면서 일할 처지도 못됐다. 



5시가 되자 라인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뭐하는지도 모르고 끌려가서 여기서 무슨일 하는지는 일 시작 바로 직전에 알았다. 나는 택배상하차 중에 상차를 하게 됐다. 인터넷에서 테트리스를 잘하면 된다는 글을 읽고 가서 몇번 경험이 있는 알바와 같이 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라인에 물건도 감당할수 있는정도로 오기도 했고 옆의 알바가 키포인트를 몇개 알려줘서 다른 차들보다훨씬 빨리 한차를 가득 채웠다. 옆의 알바가 이렇게 처음부터 무리하면 나중에 굉장히 빡셀것이라 했었는데 나는 그말을 무시한 댓가를 후반부에 톡톡히 치루고 말았다. 





잠깐  팁 : 택배 상차의 기본 팁 (처음 가는사람을 위한 팁)

그림 잼병이라 포토샵으로 쓱삭 그려봤습니다. 택배 상차를 할때 보통 2인1조로 들어갑니다. 그럼 왼쪽과 오른쪽을 분담해서 테트리스를 하는데 왼쪽 사람과 오른쪽 사람이 각각 열을 안맞추면 점점 물건이 뒤죽박죽 되어 시간이 더욱 지체 됩니다. 짜증도 나죠.

그래서 한명이 기준을 잡아주면 그 줄을 따라 쌓아가면 서로 일이 편해집니다. 또한 끝부분을 살짝 띄어서 뒷부분에는 쌓기 곤란한 작은 택배상자나 패킹이라고 부르는 서류봉투 같은 택배들을
집어넣으시면 됩니다. 

또한 무거운 물건은 들기도 힘들뿐더러 위에다가 쌓으면 그 무게로 인해 쏟아지기 쉬우니 아래는 무거운것 위에는 가벼운 택배를 쌓으시면 되겠습니다. 




모든 택배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갔던 택배회사는 4시간 단위로 휴식시간을 주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물도 한잔 못먹고 일하죠. 왜냐하면 이곳은 컨베어벨트의 속도에 사람이 맞춰서 일하기 때문입니다. 작업량이 적다면 한명씩 돌아가며 쉴수도 있겠지만 이날은 월요일입니다. 공포의 일요일 ㄷㄷ 


그래서 5시부터 시작된 작업시간은 8시 50분까지 계속되었고 짧은 10분의 휴식시간은 정말 꿀맛 

같았습니다. 온몸은 욱씬욱씬 했지만 달콤한 물한잔이 정말 맛있었네요. 그리고 작업이 시작되자 관리자들이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이xx 도망갔네 아놔 ~~~ xx" 말로만 듣던 추노가 시작되었습니다. 다행이 이곳은 지하철 역까지 걸어서 20분 정도면 걸어갈 거리여서 지하철 끊기기 전에 결심을 한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 아직까지는 버틸만 했기때문에 작업을 계속 하였습니다. 




저녁시간은 12시부터 시작했습니다. 택배 야참은 맛없기로 유명하죠. 저도 인터넷에서 보고 갔기 때문에 반찬 투정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것보다 밥만 많이 먹을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맛없어도 퇴근시간까지는 무려 8시간이 더남았기 때문입니다. 


반찬은 김치. 마요네즈로 버무린 당근과 게맛살. 그리고 배식으로 두부조림 한조각씩 그리고 시레기국이 나왔습니다. 전 살기 위해서 밥을 산처럼 쌓아서 우걱우걱 입속에 집어넣었습니다. 배가 불러도 꾸역꾸역 집어넣었습니다. 나중에 이것때문에 약간 후회하는 상황도 발생했지만요...



쉴곳도 마땅치 않아 사람들은 컨베어 벨트에 걸터앉아 휴대폰을 보면서 잠깐 동안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12시 40분쯤 되었을때 음악소리가 들리면서 다시 한곳에 모두 모여 다시 자리배치를 받았습니다


전 다른곳에 상차로 팔려갔습니다. 제가 하고 있던곳에 배차가 덜되어서 일손이 남았나보더라구요.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되는게 짜증났지만 어차피 전반전에 익힌 기술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이번에는 우즈벡 동생과 한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정으로 나오는아저씨 한명과 세명이서 상차를 했는데 이 아저씨는 분류 우즈벡 동생과 저는 상차를 맡았죠. 그런데 이 아저씨는 분류만 하고 도와줄생각을 안하는것이었습니다. 허리는 아파오고 팔에 힘도 빠져가고있어 점점 짜증이 밀려오는 시기였죠. 




한차 끝내고 잠깐 허리좀 펼려고 하는데 다른쪽 지원갔다가 차 들어오면 또 작업이 반복되었죠. 점점 저도 모르게 곡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몸으로 하는 어떤것도 자신있었던 나였지만 몸은 이미 한계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4시 반이 되고 10분간의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원래 작업예상종료시간은 8시~9시였지만 7시30분에 종료되었습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얼굴에는 먼지로 가득했지만 마친다고하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드디어 집에 가는구나.


괜히 택배 상하차가 극한알바가 아니구나 하고 집에 가는 지하철 1시간동안 한번도 안깨고 자다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날짜는 목요일 ... 아직까지 허리가 욱씬욱씬 하고 앉았다 일어날때 허벅지가 장난아니게 땡기네요. 오른쪽 손목은 아직까지 정상이 아닙니다.


그나마 나아진겁니다. 화요일 수요일은 화장실에서 볼일 볼때도 힘들었다니깐요. 그렇게 오후 5시부터 아침 7시 반까지 일해서 받은 돈이 137,000원이었습니다. 앞으로 내가 다시 하게 될 일들을 감사하며 할수 있을것 같아요 . 극한 알바덕분에 그동안 내가 누려왔던 생활들에 좀더 감사하며 살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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